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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문 대통령 지시 하루 만에…검찰 "특수부 3곳 빼고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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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업무 보고 (어제) : 검찰총장에게도 지시합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주길 바랍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조국 법무장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검찰에게 쓴소리를 했습니다.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하고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라고 했죠.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서초동 촛불집회에서의 목소리를 빠를 시일내에 구체화하라는 지시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지시한다' 라는 표현이죠. 보통 문 대통령은 '~하길 바란다', '당부한다' 등 우회적 어투를 주로 사용하는데요. 이번에는 "검찰총장에게 지시한다"는 이례적으로 직접적인 표현을 썼습니다. 대통령과 검찰은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국민에게 선출된 대통령을 검찰이 따라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나흘전에도 검찰에 '절제된 검찰권을 행사하라'고 경고했습니다.

[고민정/청와대 대변인 (지난달 27일) :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는데도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발언이 나온 시점도 살펴봐야겠죠. '절제된 검찰권' 발언은 조 장관이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다음 날 나왔습니다. 당시 조 장관이 자택을 압수수색한 검사와 통화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수사개입' 논란이 불거진 직후였죠. 그리고 "검찰총장에 지시" 발언 지난 주말, 검찰의 안방인 서초동에서 '검찰개혁'과 '조국수호'를 외치는 촛불집회가 열린 후, 월요일 첫번째 공개 일정에서 나왔습니다. 조 장관에 힘을 실어주면서 검찰개혁을 통해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뜻입니다.

조 장관도 박자를 맞췄습니다. 제2기 법무 검찰개혁위가 출범했죠. '개혁의 도구'를 자처하면서,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하겠다' 강조했습니다.

[조국/법무부 장관 (어제) : 개인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악조건 속에서 매일매일 이를 악물고 출근하고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저 조국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를 딛고 검찰개혁이 완수될 수 있도록 용기와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 방안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마련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민주당은 "검찰이 대통령의 지시에 즉각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회의실 벽면엔 이렇게 '국민의 명령 검찰개혁'으로 바꿨고요. 내일 시작될 국감도 '검찰개혁 국감이 될 것'이라 공언하고 있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부적절한 검은 내통을 자행했던 정치검사가 있다면, 이것부터 색출해서 책임을 묻는 것이 개혁의 첫걸음이 될 거"라 주장했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검찰은 대통령의 지시를 즉각 이행해야 합니다. 검찰은 검찰개혁에 대해 남 얘기하듯 해서는 안 됩니다. 대검이 어제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찬찬히 검토하겠다'고 대답한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이제 윤석열 총장이 직접 대답해야 합니다. 검찰 스스로 개혁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습니다.]

반면 보수야당은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 죽이기'에 나섰다고 반발했습니다. 겉으로는 개혁을 말하면서 실은 조 장관과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축소하기 위해 윤석열 총장에 '찍어내기 식' 압박을 가하고 있단 주장입니다. "문 대통령의 조국 비호가 박근혜의 우병우 비호와 뭐가 다르냐"하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왔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지금 검찰개혁을 가장 방해하고 좌절시키는 주체는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집권세력입니다. '토사구팽'이란 말이 있습니다. 적폐 수사 끝에 지금 자신들을 불편하게 하는 검찰을 죽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윤석열 총장 경질 요구는 공공연하게 나옵니다.]

[오신환/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문재인 정권… 어떻게 대통령까지 나서서 노골적으로 검찰을 겁박하는 정권 말기적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비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우병우 비호와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검찰수사와 검찰개혁 이 두 가지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문제일 수 있는데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몇가지 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지난달 27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결과입니다. 고위공직자의 직계가족이 위법을 저질렀을 때, 공직자가 사퇴해야한다는 의견이 57.8%, 본인이 위반하지 않으면 사퇴하지 말아야 한다가 37.5%로 '사퇴' 쪽 의견이 약 20%p 넘게 많습니다.

그리고 30일 나온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인데요. 검찰개혁 시급하다는 데 공감하는 의견은 61%, 공감하지 않는 의견은 36.1% 공감이 약 25%p 가까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29일 나온 조 장관 가족 수사 관련 KBS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입니다. 지나치지 않다가 49%, 지나치다가 41%입니다. 그러니까 이 세가지를 종합해보면, 검찰개혁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조 장관 관련 수사 및 거취는 별개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볼 수 있겠죠.

맥락은 좀 다르지만, 오늘 나온 여론조사도 소개할까 합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했는데요. 조국 법무부 장관은 13%를 차지하며, 이낙연 국무총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이어 3위에 올랐습니다. 대선과 관련해 리얼미터 조사에서 조 장관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여의도 정치는 말 그대로 '실종' 상태입니다. 민주당은 "검찰의 정경심 교수 기소가 현실화되면, 서초동에 지난주 2배가 넘는 촛불이 모일거라"고 말했죠. 반면 한국당은 "오는 3일 개천절에, 광화문 도심 일대에 150만이 모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내일부터는 또 국정감사가 시작되는데요. 민생 대신 정쟁, 또 진영 대결만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리고 오후 4시 가까워 들어온 속보입니다. 문 대통령, '검찰총장이 직접 개혁안 마련하라' 지시내린지 하루 만에 윤석열 총장 답 내놨습니다. 대검이 자체 개혁안 내왔는데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 제외하고 특수부 전면 폐지,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 및 형사부-공판부 투입,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 중단 등의 조치가 담겨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들어가서 더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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