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먼지'로 한 해 1638명 숨져"…주범은 '2차 생성 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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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흐린 날씨에도 선명하게 보이던 남산이 사라져버립니다. 안개와 먼지 속에 갇힌 겁니다. 어제(19일) 불과 몇 시간 만에 벌어진 현상인데 초미세먼지 농도도 새해 들어 가장 나쁜 수준인 세제곱미터당 94마이크로그램으로 올랐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더 독해졌습니다. 특히 고농도 미세먼지가 급성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 나왔는데요.
먼저, 배양진 기자 리포트를 보시고 이어서 김세현 기상 전문 기자가 고농도 미세먼지가 계속되는 원인을 분석합니다.
[기자]
미세먼지를 마시면 우리 몸은 좋지 않은 영향을 받습니다.
뇌졸중이나 허혈성 심장질환 같은 치명적인 병에 걸릴 가능성도 큽니다.
단, 다른 변수가 많아 미세먼지가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측정하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하루만 노출돼도 사망률이 올라간단 연구 결과가 처음 나왔습니다.
서울대 임연희 교수팀이 하루의 초미세먼지 농도와 그날 사망자 숫자를 비교 분석한 겁니다.
2016년에만 고농도 미세먼지 탓에 1638명이 숨진 걸로 나타났습니다.
[홍윤철/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 매일매일 변하는 미세먼지의 영향에 따라 바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서 사망하는 수치…]
초미세먼지 농도가 75㎍/㎥을 넘으면 사망률이 1% 넘게 늘어났습니다.
연구팀은 사망을 일으킨 고농도 미세먼지가 주로 어디에서 왔는지도 분석했습니다.
최대 860명이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숨진 걸로 추산됐습니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영향은 각각 최대 538명, 88명이었습니다.
[홍윤철/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 고농도 현상이 있을 때는 중국의 기여가 더 커진다고 보는 게 맞죠.]
하지만 각 나라별 미세먼지에 사망에 영향을 주는 독성 성분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는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입니다.
WHO가 제시하는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의 안전기준은 25㎍/㎥입니다.
연구팀은 이 기준을 만족하면 미세먼지에 따른 추가 사망의 90%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그래픽 : 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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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9일)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습니다.
이때 '2차 생성'이라는 조금 낯선 용어가 등장하는데요.
2차 생성이란 기체인 '원인 물질'이 고체인 미세먼지로 바뀌는 과정을 말합니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반응 물질과 만나 화학 과정을 거친 뒤 황산염, 질산염이라는 초미세먼지가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 고농도 시기에 초미세먼지의 75%는 2차 생성으로 만들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내에서도 이런 2차 생성이 활발하다는 점입니다.
결국, 중국에서 1차 미세먼지 배출량이 줄었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그 효과를 느낄 수 없다고 합니다.
인천의 백령도, 이곳의 초미세먼지는 중국 등 국외 요인이 대부분인 걸로 파악됩니다.
국내 한 연구진이 백령도의 초미세먼지 성분을 분석했습니다.
황산염은 줄어들지만, 질산염은 늘었습니다.
황산염은 공장이 뿜어내는 황산화물에서 질산염은 차량이 배출하는 질소 산화물에서 만들어지는 2차 생성 미세먼지입니다.
중국 당국이 공장 배출가스 단속에 주력하면서 황산화물은 줄었지만, 그만큼을 차량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채웠다는 분석입니다.
황산화물과 2차 생성을 하던 반응 물질들이 황산화물이 줄자, 질소산화물과 만나 초미세먼지를 만든 셈입니다.
[김철희/부산대 대기환경공학과 교수 : 중국의 황 배출량은 저감 정책으로 많이 줄었으나 질산염 성분은 줄지 않아서, 우리나라 고농도 발생 시 미세먼지 농도는 줄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할 수 있습니다.]
중국생태환경부 자료에서도 질산염의 원인 물질인 이산화질소는 크게 줄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세먼지 배출을 줄였다고 홍보하지만 우리가 좀처럼 체감할 수 없는 배경입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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