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여요" 눈물의 17분 통화…살아남은 남편 만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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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이번 화재로 희생된 29명 모두 안타깝지 않은 사연이 없겠지만, 가슴을 더 아프게 하는 희생자가 있습니다.
결혼 40주년을 코앞에 두고 함께 스포츠센터를 찾았다가 남편만 살아 남은 건데요.
이혁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충북 제천시에 사는 64살 동갑내기 김인동 씨 부부는 지난 21일 스포츠센터를 찾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당했습니다.
센터에 불이 나자 남편 김 씨는 힘겹게 탈출했지만, 아내 장경자 씨는 불길 속에 갇힌 겁니다.
빠져나온 김 씨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 통화가 마지막이 됐습니다.
▶ 인터뷰 : 김인동 / 희생자 장경자 씨 남편
- "전화 통화를 하니까 당신 차가 거기 보인다는 거야. 유리창이 안 깨져요.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연기가 올라와요…."
합동감식에 나섰던 유족들과 마찬가지로 남편은 다급하게 소리쳤습니다.
▶ 인터뷰 : 김인동 / 희생자 장경자 씨 남편
- "저 유리창을 좀 깨달라고 그렇게 소리질렀습니다. 그러나 어느 하나 귀담아듣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김 씨는 건물 안 소방 시설의 문제점도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김인동 / 희생자 장경자 씨 남편
- "(작동하는 게) 전혀 없었습니다. 스프링클러는 내가 4층에서 2층까지 내려오는 중간에 하나도 없었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17분 동안의 통화 기록과 그을린 유품들만 남은 채 결국 노부부는 가슴 아픈 이별을 맞게 됐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email protected]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