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4월 23일 뉴스초점-알바비 오르면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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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 시작해서 6월까지 이어졌던 보릿고개. 쌀독은 비고, 보리 수확은 아직 멀었고….
옛 이야기로만 들리던 보릿고개를 요즘 우리 청년들이 겪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예를 들어보죠.
아르바이트로 한 달 100만 원을 받던 한 청년은 월세와 식비·교통비·학자금 대출 등으로 80만 원을 지출하고, 남은 20만 원으로 책을 사거나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했습니다.
얼마 전까진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만, 최근엔 사정이 바뀌었습니다.
식비는 물론이고 커피 값·영화 관람료까지 줄줄이 올라 여자친구 만나기가 부담스러워진 겁니다.
실제로, 지난 3월 기준 외식업체 300곳 중 24%가 지난해 대비 10% 안팎으로 가격을 올렸고, 남은 곳 중 80%도 올릴 예정이라고 하지요.
그러니 아르바이트생 5명 중 4명이 평균 18.6일, 그러니까 다음 월급날이 오기 전에 이미 월급을 다 써버려 쫄쫄 굶게 되는 현대판 보릿고개를 겪는 겁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청년들을 위한 최저임금 때문이라니 더 아이러니하지요.
시급이 올라 좋은 건 잠시, 써야 할 돈이 더 늘어 결국은 '신 조삼모사'가 된 겁니다.
올 초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을 집중 관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4개월, 한국은행이 전망한 소비자 물가 1.6%보다 최대 11배까지 오른 곳들이 줄줄이 나오는 이 상황을 정부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취업이 안 돼 연애도 집도 결혼도 포기한다는 N포 세대 청년들이 맘 편히 밥조차 먹을 수 없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단속이든 대책이든 지금이라도 제대로 좀 보여주길 바랍니다.
청년들이 지지율로 응원하는 만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