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7월 2일 뉴스초점-일본 고시 인기 '시들' 부러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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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폐인, 돌취생, 호모인턴스.
청년 실업률 10.5%, 체감 실업률 23%인 우리 청년들의 현 상황을 반영하는 신조어들입니다. 일자리도 없는데 채용비리까지 비일비재하니 지원해봐야 되겠어.. 하는 체념. 또 어렵게 들어가 봐야 평생 안정적으로 다닐 수도 없다는 불안감.
청년들이 목숨 걸고 공무원에 지원하는 건 오히려 합리적인 걸지도 모릅니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경쟁률은 무려 41 대 1을 기록했죠.
그런데 가까운 나라 일본은 사정이 정반댑니다.
아베노믹스 효과로 일자리가 넘쳐나 지난 5월 실업률이 2.2%, 25년 만에 가장 낮았거든요. 국가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갈수록 떨어져 올핸 10.9 대 1로 4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죠. 기업이 구인난을 겪을 정도로 청년들이 일자리를 골라잡을 수 있으니 공무원이 되기 위해 기를 쓰고 공부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출세보단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일본 젊은이들의 달라진 사고방식도 한몫 했습니다. 일에 파묻혀 사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삶을 즐긴다..는 건데, 그건 그렇게 해도 될 만큼 일자리가 많기에 가능한 겁니다.
한국은 그러나 정부 정책 1순위, 일자리 창출에, 한 해 30조 원 이상을 쓰고도 현실이 이렇습니다. 경제 특히 일자리와 관련해선 다시 한 번 일본을 쫓아가야 하는 신세가 된 것 같아 씁쓸합니다만 배울 건 배워야지요. 또 일본만 성공한 건 아닙니다. 외국인 직접 투자를 늘리는 미국과, 규제를 완화해 생산 서비스를 확대하는 독일 등 일자리와 관련해 속칭 잘 나가는 나라는 많습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시간 등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정책들,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우선 일자리입니다. 일자리가 있어야 최저임금이 의미가 있고, 근로시간도 의미 있는 거 아닐까요.
이젠 우리도 실업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중요한 시기입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연구하고 배우는 것, 그래서 우리 실정에 맞춰보는 것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