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없는 통합당…환상 속의 그대? / JTBC 정치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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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고려의 충신이었던 야은 길재가 500년 도읍지였던 개경에 잠시 들렀다가 읊조렸던 시입니다. 아마 지금 미래통합당이 딱 이 심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총선 참패 이후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인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그나마 총선 전에는 유일한 희망이었던 황교안 전 대표, 정치권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데 그 난 자리를 신랄한 비판이 채웠습니다. 걸음걸이에 거드름이 배어 있다,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심지어 먹는 모습까지 꼬투리가 잡혔습니다.
[전원책/변호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1일) : 항상 소매를 하나 걷어붙여도 자연스럽습니다. '오뎅'을 먹어도 자연스럽단 말이에요. 왜 선거를 하러 가서, '오뎅'이 아니라 어묵이죠. 왜 선거를 하러 가서, 어묵을 간장 하나 찍는 것도 어색하게, 그런 짓을 왜 합니까?]
황 전 대표는 도대체 어묵을 어떻게 먹었길래 이런 소리까지 듣는 걸까요. 직접 보시죠.
[화면출처 : 유튜브 '미디어몽구' (2월 9일) : 이건 어떻게 해서 먹는 거죠? (그 앞에 간장 발라서 드시면 돼요.) (간장 발라서 잡수세요.) (이거를 발라서…)]
어묵 하나 먹는데, 잔손이 좀 많이 가긴 합니다. 본인도 느낀 바가 있었는지 떡볶이를 먹을 땐 따로 물어보지 않고 저렇게 이쑤시개로 젓가락을 만들어 먹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인이 어묵 하나 먹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 사진 보시면 생각이 좀 달라지실 겁니다. 어묵 먹방의 달인, 이명박 전 대통령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맛있게 먹는 게 느껴집니다. 저때 ASMR이 있었다면 아마 지지율이 더 높았을 겁니다. 수백억 원대 자산가였던 이 전 대통령이 서민 코스프레를 할 수 있었던 힘, 바로 어묵 먹방에 있었습니다.
물론 우아하게 어묵을 먹고도 대통령이 된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신분 자체가 달랐으니, 애초에 서민 코스프레를 포기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민 흉내가 굳이 필요 없는 야권 주자도 있습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입니다. 딱 봐도 그냥 서민입니다. 그런데, 이런 홍 전 대표를 두고도 또 이런 비판이 나옵니다. 보수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홍준표 같은 보수로 집권은 기대난망이라는 겁니다.
한 사람은 너무 거드름을 피우고, 또 한 사람은 품격이 없다. 기존 보수진영에 없으니, 중간지대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국민의당에서 나홀로 총선을 이끈 안철수 대표가 있습니다. 통합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대선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단일화'라는 변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안 대표도 안 된다고 합니다. "이미 시험이 끝났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 결과 하나가 발표됐습니다.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 45.9% '없음'입니다. 너도 안 되고, 쟤도 안 되고, 갸도 안 되니 없을 수밖에요.
♬ 환상속의 그대 - 서태지와 아이들
환상 속에 그대가 있다
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환상 속에 아직 그대가 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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