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사업이 뭐길래…대학가 '학과 통폐합'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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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육부가 오늘(3일) '산업연계교육 선도대학 지원 사업' 이른바 '프라임 사업'의 지원 대상 21개 학교를 선정해서 발표했습니다. 이름처럼 취업률 높은 공대 정원을 대폭 늘리고 대신 인문, 자연, 예술 계열 학과를 줄여서 무려 5천6백여명의 정원을 이동시키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사업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걸린 6천억원을 따내기 위해 대학들이 무리하게 학과 통폐합 계획을 밀어붙이다 보니까 학교 사회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 21곳은 당장 내년부터 학과 인원조정에 들어갑니다.
이들 대학의 총 정원은 그대로 두고 인문사회계열 학생 2626명 자연과학 쪽은 1479명 예체능은 819명을 줄이는 대신 공학계열은 4856명을 늘리는 등 총 5351명이 움직이는 대학 내 '정원 대이동'입니다.
인문계열 정원을 줄여 공학계열을 신설한 숙명여대나 무용과 등을 폐과하고 융합공과대학을 만든 신라대 등 이번에 선정된 대학들은 교육부에서 3년 동안 6000억원을 지원받습니다.
프라임사업에 지원했다 탈락한 대학들도 이미 제시한 정원 조정을 계획을 그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여 대학가에서는 내년에만 1만명에 이르는 과별 정원이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높이려는게 프라임 사업의 목표라고 말합니다.
[백성기/프라임평가위원장 : 선정된 대학은 취업률을 2023년까지, 평균 약 7.7%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심사과정에서) 제시했습니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의 성과목표 달성을 매년 점검하고 운영부실이 적발되면 지원금 환수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최근 6년간 문을 닫은 학과는 1000개. 지난해만 해도 287개에 달했습니다.
프라임 사업이 본격화되면 취업률 낮은 학과 위주로 폐과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희성/대학교육연구소 : 어떻게 (사회가)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특정 분야만 비중을 늘리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구조조정 학과들이 향후 산업 수요에 들어맞을지도 의문입니다.
공학계열 중에서도 지금 인기가 있는 ICT와 소프트웨어 등을 중점 분야로 지정했기 때문에 이 분야는 공급과잉 우려도 나옵니다.
또한 단기간에 구조조정을 하려다 보니 여러 학과들을 기계적으로 묶은 뒤 '스마트' '융합' '창조' 등의 이름만 붙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3년간 6000억원이란 유례없이 큰 지원금이 내걸린 마당에 대학들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차분히 구조조정을 준비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학내 구성원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해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