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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년토론] '기레기' 표현은 정당하게 쓰이나? 패널 4인이 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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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특집 대토론 - 한국언론 어디에 서 있나 〉

#JTBC토론 #쟁점①_언론불신 #기레기

진행 : #손석희 앵커
출연 : #유시민 #진중권 #이창현 #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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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레기'란 단어는 정당하게 사용되고 있는가?

신년특집 대토론 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첫번째 다룰 쟁점, 왜 언론은 불신의 대상이 되었나 입니다. 어려운 얘기지만 또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해서.저희들이 제일 먼저 올렸습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 혹은 조롱 이런 것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단어. 이제는 거의 보통명사가 되어버렸습니다. 기레기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저희들이 듣기에는 좀 불편하기도 하지만 들으면서 반성할 때도 분명 당연히 있는 것이고요. 네분께서 가지고 있는 우리 언론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 키워드는 '기레기'로 해서 시작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레기라는 단어는 정당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인가'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 : 정당하게 쓰는 경우도 있고요, 제가 보기에는. 지나치게 남용하는 경우도 있고 정당한 경우는 대개 구체적인 보도, 어떤 특정한 보도의 문제점, 잘못된 점. 이런 것을 들춰내면서 그것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고 알면서도 혹은 일부러 어떤 자기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그런다. 이렇게 느낄 때 그런 말 쓸 수 있다고 보고요. 두 번째 잘못 쓰는 경우는 그냥 마음에 안드는 보도가 나왔다고 해서 '에이, 기레기야'라고 댓글다는 것은 저는 그런 것은 오남용이라고 생각하죠. 이런 말은 안 쓰면 제일 좋죠.]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 말씀하신 대로 정당한 정법도 있고 부당한 용법도 있는데 제가 처음에 우려하는 것은 뭐냐 하면 굉장히 정치적으로 선동된 사람들이 자기 일을 위한, 제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언론인들을 향해서 이걸 마구 남용하는 현상들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고요. 그래서 저는 굉장한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릴레오 방송을 듣는 이런 시청자들, 이런 분들이 그러니까 기자들의 리스트를 만들어요. 그러니까 제대로 일하는 기자들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1위, 2위, 3위, 4위 해서 좌표를 찍고 말이죠. 공격을 시킵니다. 그다음에 또 다른 한편으로 뭐냐 하면 그 사람들만이 아니라 그 가족의 신상까지 파서 그다음에 기레기다, 이렇게 비난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저는 그냥 이게 몇몇 네티즌들이 그러면 그런 사람 늘 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이게 집단화됐고 굉장히 조직화 되고 일상화되고 전면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그래서 제가 여기 나온 것도 사실은 누구랑 싸우려고 나온 것도 아니고요. 저는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을 안 해요. 워낙 저분들의 힘이 강하니까. 단지 인문학자로서 그 현상이 왜 벌어지고 있는가, 누구에 의해서 벌어지고 있는가. 이런 것을 차분하게 기술하고 싶습니다.]

[정준희/한양대 겸임교수 : 올바른 용법과 그렇지 않은 용법에 대해서는 형식 논리로도 충분히 나눌 수 있고 실체적으로도 당연히 그렇게 구분이 되니까요. 저는 사실 이게 기레기라는 어떤 멸칭이 기자만의 문제인다라는 생각을 좀 더 하게 됩니다. 사실은 저는 전문가의 권위가 전반적으로 상식되는 시대를 보여주는 굉장히 중요한 어떤 한 가지 징표라고 보고요. 예를 들면 굳이 말하면 판레기라든가 검레기라든가 이런 모든 종료의 과거의 권위를 가졌던 전문가 집단에 대해서 그 집단 정치를 멸칭으로 사용하는 경향들이 굉장히 많아졌고 여기에는 이 부정적인 에너지에는 저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 집단들이 가지고 있는 폐쇄성이나 엘리트의식 같은 것에 대한 과거에는 눌려 있었던, 권위에 눌려 있었던 목소리가 멸칭을 통해서 표현되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것은 그 집단들이 받아들인 안타깝고 아픈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런 집단적인 멸칭들이 사용되는가를 보는 것이 훨씬 더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창현/국민대 교수 : 기레기에 대한 다양한 어떤 분석들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기레기라는 말이 언제쯤 탄생했고 그 이야기, 그 단어를 쓰게 된 경위는 뭘까. 이런 것들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한 10년쯤 전부터 아마 탄생했을 것 같아요. 2007년, 2008년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언론에 낙하산 인사가 들어오게 되고 사회에 왠지 정상적이지 않은 일들이 막 진행되는 것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언론인들이 전혀 견제하지 않고 비판하지 않았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기레기의 탄생은 한국 언론이 불신의 어떤 대상이 되는 그 시점부터 시작돼서 회자가 되기 시작했다라는 생각들이 들고요. 저는 기자 개인의 조롱과 멸시가 담긴 말로 기록하기보다는 한국 언론이 언제부터인가 불신의 대상이 됐고 이른바 특히 레거스미디어라고얘기하고 있는 우리 전통적인 KBS, MBC 등의 전통적인 방송 또는 조중동 어떤 보수신문들. 이러한 모든 것들이 다 이러한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됐었다. 왜냐하면 언론이 제대로 된 언론의 기능을 못했다는 것입니다. 언론의 기능이라고 하면 정치 권력을 견제하고 경제 권력, 대한민국으로 치면 대기업, 재벌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들이 잘못하는 것들을 견제해야 할 텐데 언론이 견제하기는커녕 그런 것들을 비호해 왔던 우리의 지난 10년의 어떤 역사들. 그 속에서 기레기라는 단어는 탄생됐고 점점 성장됐고 문재인 정부 이후에도 그것이 해결되지 않고 지금도 남아 있다라는 역사적 분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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