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회의] 노영민 "김기현 첩보 이첩 문제없다…안 했다면 직무유기"

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운영위 주된 안건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였는데요. 그러나 오늘 이는 뒷전이었습니다. 야당은 유재수 감찰무마, 김기현 하명수사 의혹을 놓고 청와대를 향해 공세를 퍼부었고 여당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북미회담 관련으로 반격을 가했습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경우 야당은 청와대가 비위 사실을 확인하고도 감찰을 중단했고 아무 징계도 받지 않고 금융위에서 퇴직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는데요. 청와대는 이렇게 말합니다.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당시 수사권이 없는 민정수석실에서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조사한 이후에 일정 정도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인사조치 하는 수준에서 정리하는 것으로 정무적 판단을 했다, 라고 들었습니다.]

일단 법원은 비위 혐의가 소명이 돼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수사권이 없는 청와대는 비위 사실을 모두 확인할 길이 없었고 금융위 퇴직 자체가 징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야당은 박형철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조국 수석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라고 하지 않았냐며 공세 수위를 높였는데요. 노영민 비서실장은 그 진술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현재 청와대 관련자들에 대한 직무감찰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에겐 아직 관련 내용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하자 야당에서는 이런 지적이 나옵니다.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 청와대 내부가 범죄행위에 연루가 됐다는 부분이 문제가 돼도 대통령께서는 상황 파악도 안 하시고 또 휴가 가 계실 정도로 그렇게 한가합니까?]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현재 청와대 내부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현재 청와대 내부 누구를 말씀하십니까?]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 박형철 비서관은 지금 청와대 내부 인물 아닙니까? 현재.]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물론 내부인물입니다만 그분은 현재 범죄자입니까?]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 아니,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심받고 있지 않습니까?]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받으면 범죄자입니까?]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의 경우 야당은 청와대의 하명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정상적인 절차란 입장인데요. 익명의 투서가 우편으로 접수됐고 이를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넘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야당은 의혹이 접수된 상황부터 석연치 않다고 주장합니다.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김기현 씨에 대한 첩보보고서 이첩 역시 전혀 문제가 없는 겁니다.]

[정점식/자유한국당 의원 : 통상적으로 행정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접수되는 것은 진정서 형식이든 피해자 또는 사건관계자의 진정서 형식이든 아니면 제3자의 제보형식이든 두 가지 형식 중에 하나일겁니다. 그런데 그런 제보라는 용어, 진정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첩보 보고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거든요.]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그러면 제가 말을 제보로 바꾸겠습니다.]

청와대는 관련 제보에 대한 신빙성을 판단한 뒤 김 전 시장은 청와대 조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기관으로 이첩한 것이라고 했죠. 박형철 비서관이 경찰청으로 경찰청은 울산경찰청으로 보내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이 또한 당연한 절차고 오히려 묵살했다면 직무유기라고 했는데요. 하지만 야당은 경찰로 넘어가는 과정도 정상적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정점식/자유한국당 의원 :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경찰 출신 행정관이 경찰청으로 밀봉된 서류봉투를 전달했다고 그러는데 이때도 이관절차를 밟았습니까?]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그것에 대해서는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

[정점식/자유한국당 의원 : 그런 정식 이관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 이건 관계자들이 내밀하게 첩보가 주고받아졌다, 라는 건데 그건 굉장히 부적절한 것 아닙니까.]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제보된 그런 첩보에 대해선 대부분 관련 기관으로 그냥 이렇게 이첩하는 그런 절차를 밟습니다.]

일각에선 민정비서관실 내에 직제에도 없는 별도의 특감반이 있었단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은 대통령 친인척과 특수관계자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데 백원우 전 비서관이 일부에게 해서는 안 되는 공직자 감찰 업무를 시켰다는 겁니다. 청와대는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민정비서관실에 별동대라고 얘기하는 2명이 특감반원에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대통령 친인척과 대통령과의 특수관계인을 담당하는 민정비서관실 소속의 감찰반원들입니다.]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 김기현 (전) 시장 관련된 수사하는 경찰관이 대통령 친인척입니까?]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민정비서관실 소속 감찰반원들은 대통령 친인척과 대통령 특수관계인만 담당합니다.]

하지만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이 관리하는 특감반원이 직접 울산에 내려가 경찰의 수사 상황 등을 점검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청와대는 특감반원이 울산에 간 건 맞다, 다만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지금 민정특감반이 울산 현장에 갔던 이유는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검찰과 경찰이 서로 다투는 것에 대해서 이런 부처 간에 불협화음을 어떻게 해소할 수 없는가 해서 내려갔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고래고기 사건, 울산 경찰과 검찰의 갈등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2016년 경찰이 밍크고래를 불법으로 포획한 일당들을 검거하고 40억 원 상당의 고래고기 27톤을 압수합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당초 모두 폐기할 방침이라고 했지만 6톤만 소각하고 나머지 21톤은 모두 업자들에게 돌려줍니다. 경찰은 검사와 유통업자 측 변호사 간에 전관예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고 검경이 사사건건 충돌했던 사건인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 특감반이 출동했다는 겁니다.

아무튼 민주당은 민정수석실이 해야하는 일을 정상적으로 한 건데 야당이 지나친 의혹을 제기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검찰이 민정수석실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법 처리가 임박해오자 검찰개혁의 동력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합니다.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박형철 비서관의 진술 내용이 어떻게 실시간으로 보도가 되고 그 보도된 것을 또 야당이 인용해서 대외공세에 활용하는지. 지금 피의사실공표가 아주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 : (검찰 진술이) 중계방송되는 듯한 이러한 현 상황은 분명하게 비정상적입니다. 어떤 부적절한 그런 의도가 있지 않기를 우리는 바라고 있습니다.]

참고로 박형철 비서관은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고 출근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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