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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의 8월 3일 뉴스초점-단 한번 해외 출장이 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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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미국 출장에 1억 3,380만 원. 한 번 유럽지역 순방에 1억 365만 원.

우리나라 주요 광역단체장들이 쓴 출장비입니다. 한 언론사가 전임 광역지방 자치단체장들의 4년 임기 동안 해외 출장 비용을 분석했더니 총 72억3,716만 원, 횟수는 321번이나 됐죠.

이렇게 자주, 이렇게 많은 국민세금을 쓰면서
도지사와 시장들은 어떤 성과를 냈을까요. '투자를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미국 주지사와 만나 인적 네트워크를 쌓았다', '지역축제를 위해 그 나라 축제를 살펴봤다', '해외 유명 석학들을 만나 정책을 논의했다'고 하는데….

구체적 자료를 요구하자 '일자리는 미진한 부분이 있어서 앞으로 채워나가겠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공개한다'며 성과를 검증하기 어려운 답변만 내놨습니다.

더구나 이 비싼 해외출장 일정에는 대만 야시장 시찰, 와이키키 방문 같이 관광 성격이 짙은 외유성 일정도 포함돼 있었죠. 보고서에는 현지시설 방문, 우호도시 방문이라고 적혀있지만, 그저 국민의 혈세로 해외여행을 다녔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이런 게 가능했던 건 자치단체장의 출장 예산은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으로 정해진 것도 없고, 의회에도 양해만 구하면 되니까 비행기 1등석을 타도 되고, 일정도, 비용도 맘껏 늘릴 수 있는 거죠.

반면, 지사가 취임 후 8년 동안 비행기 이코노미석만 타고, 출장 인원도 최소화해 경비를 줄인 곳도 있습니다. 지자체가 단체장의 모든 해외 출장에 사전심사를 꼼꼼히 해서 어떤 목적으로 갈지,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누구누구 가는 게 적합한지 따져 묻는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국민의 불신이 깊은 게 바로 고위 공무원들의 알 수 없는 해외출장 비용입니다. 지역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가는 게 맞겠지만, 자기 돈이라면 그렇게 허투루 쓸 수는 없겠죠.

일부 지자체장들이 으리으리한 관사도 없애겠다고 나서는 마당에 공무를 빙자해 관광성 해외출장으로 혈세를 낭비하는 구습은 이제 없애야 하지 않겠습니까. '서민 코스프레' 이런 보여주기식 모습보다는 비행기 1등석 타지 않고 세금 아끼기, 이런 보이지 않는 진짜 모습을 국민은 더 바라고 있을 겁니다. 그게 지자체 장들이 선거에 나오면서 내건 '시민 봉사'를 진정으로 실천하는 길일 테니까요.

뉴스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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