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6월 18일 뉴스초점-연착륙 필요한 '주 52시간'
상세정보
'일단 해 보고, 보완할 게 있으면 보완하면 된다', 다음 달부터 시행될 주 52시간 근무제를 두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 말입니다. 그리곤, '상당수 기업이 준비가 잘 돼 있고, 600개 기업은 인력 충원도 준비 중이다'고 자평했죠.
그런데, 당장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300인 이상 사업장은 그보다 6배나 많은 3,700곳입니다. 나머지는 제대로 준비가 안 된 게 뻔한 상황. 주야 근무로 납품 일자를 겨우 맞추는 제조업과, 서민들의 발이 되는 운수업 등 수많은 기업들은 이미 시작도 전에 난립니다.
특히, 고속버스와 시외·시내버스 같은 노선버스 업체 중, 버스 준공영제나 하루 2교대 근무를 하지 않는 전국 500여 개 사업장은 벌써부터 아우성이죠.
주 52시간 예외 업종이었다가 다시 갑자기 포함돼 당장 다음 달부터 일단 주 68시간 탄력 근무제를 도입해야 하거든요. 그마저도 일하는 시간 자체가 줄어드는 거라, 월급도 40~50만 원 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일부 시외버스는 노선을 줄여 운행을 중단한다고 하고, 기사들은 기사들대로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산업현장과 근로자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오는데, 정부가 한다는 말이 '일단 해보고 고칠 건 고치겠다'니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도 늘리겠다는 좋은 취지로 도입한 주 52시간 근로제.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세심하게 가다듬는 게 중요합니다. 일자리는 일자리대로 줄고, 임금은 임금대로 줄어드는 최악의 결과가 나오면 큰일 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