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회의] 불교계 설 선물로 '육포' 보낸 한국당…"배송 과정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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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아미타불 '애쓴 일이 소용없게 되어 처음의 상태로 되돌아간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한국당의 지금 상황이 딱 이렇습니다. 설을 맞아 불교계에 선물을 보냈는데 뭘 보냈느냐, 바로 이겁니다. 육포, 맥주 마실 때 딱인 안주인데 스님들에겐 그림의 떡이죠. 불살생, 윤회를 믿는 불교에선 다른 생명을 해쳐 음식으로 취하는 걸 철저히 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기를 저미어 말린, 육포를 선물로 보낸 겁니다.
한국당도 아차 싶었나 봅니다. 사람을 보내 선물을 긴급 수거했습니다. 물론 사과도 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 황교안 대표가 설 선물로 육포를 마련하긴 했지만, 불교계에는 다른 선물을 준비했는데 실수로 잘못 보냈다는 겁니다. 황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조계종에 그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을 합니다. 배송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경위를 철저하게 한번 파악해보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과는 받았지만, 불교계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황 대표는 개신교인입니다. 교회 전도사로 활동할 정도로 신앙이 독실한 걸로 유명합니다. 신앙 때문에 불교계와 마찰을 빚은 적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부처님 오신날 법요식 때였죠. 불교식 예법인 합장을 거부해 논란이 됐습니다. 불교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 불만이 커지자 조계종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음성대역/지난해 5월 22일) : 오로지 나만의 신앙을 가장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개인의 삶을 펼쳐 나가는 것이 오히려 황교안 대표 개인을 위한 행복의 길이 될 것입니다.]
불교계의 항의에 이번엔 개신교에서 반박을 하고 나섰습니다. 약방의 감초죠.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한기총입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음성대역/2019년 5월 23일) : 불교 지휘부가 좌파의 세상으로 가려 하는 의도를 의심하지 아니할 수 없다.]
좌파라 다시 봐도, 정말 창의적인 발상입니다. 한기총이 우리나라 개신교를 대표하진 않는다는 점, 말씀드리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한기총의 생각과 달리 황 대표, 불심을 잡기 위해 그동안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황 대표의 부인 최지영 씨 유명한 복음성가 가수인데요
당장 총선을 앞둔 한국당 입장에서도 고민이 커졌습니다. 이번 총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울경' 우리나라에서 불교인구 비율이 높은 탑3 지역입니다. 이번 일로 불심이 흔들린다면,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말처럼 낙동강 전선 쉽지 않은 싸움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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