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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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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4일)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고대 중국에선 거북이 껍질을 이용해 길흉화복을 점쳤습니다.

거북이 껍질에 글자를 새긴 뒤, 이를 불에 달궈 갈라진 모양을 보고 앞일을 내다봤다고 하는군요.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던 4·13 총선이 막을 내렸습니다.

결과는 16년 만의 '여소야대' 여야와 언론 모두가 예상과 벗어난 결과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누구는 엄살이란 핀잔을 들었지만, 결국엔 그 엄살보다 더 참담한 결과가 나왔고 누구는 엄살보다 그래도 더 나와서 한숨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총선을 준비하며 정치권과 언론이 표심의 잣대로 삼은 것은 바로 여론조사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민심의 바다 그 심연의 깊이를 전화 몇 통으로 가늠하려 했던 것 자체가 애초에 무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작 들어야 할, 현장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말입니다.

어찌 보면 이 여론조사야말로 거북이 껍질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겨우 그것을 태워서 갈라진 형상으로 깊은 민심의 향방을 점친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선거 기표용구에 새겨진 문양은 점 복자입니다.

표심이 만들어준 점괘. 그 안에 담긴 길흉화복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은 이제 정치권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구지가입니다. 가락국 족장들이 새로운 세상을 희망하면서 불렀던 노래라고 하죠.

정치권이 또다시 민심을 외면하고, 제대로 된 정책, 제대로 된 인물을 내놓지 못한다면 민심은 거북이의 머리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입니다.

역시 그 때에도 여론조사라는 거북이 껍질 정도로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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