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12월 12일 뉴스초점-잠자는 법안…놀러간 의원

883.
지금 대한민국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법안 숩니다.

그리고 90.
이건, 법안 처리를 위해 임시국회가 열린 기간, 해외에 나간다고 신고한 의원들 숫잡니다.

그래서, 이런 민생법안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전통시장 임차인의 권리금을 보호하고 계약 갱신 요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상가 임대차 보호법', 프랜차이즈 대리점이 보복 조치로 손해를 입을 경우 가맹점의 손해배상을 3배로 하는 '대리점법', 아파트 층간 소음 분쟁 조정에 지자체 지원을 강화하는 '공동주택관리법', 대부분 우리 삶과 직결된 법안들이죠.

이 정도면, 국회 법사위의 직무유기를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국회 법사위를 '블랙홀'이라고도 합니다. 법안이 법사위에 올라가기만 하면 감감무소식이 되니까요.
상임위에서 심사된 법안들은 법사위를 한 번 더 거쳐야 본회의에 상정되는데, 검경 수사권 조정안·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같은 정치적 쟁점만 있으면 법사위가 심의를 연기하니, 덩달아 다른 법안들도 발이 꽁꽁 묶이는 겁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선 상임위가 직접 심의하고, 본회의에 상정도 합니다. 미국에선 상하원간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양원협의회의를 거쳐 바로 대통령에게 넘겨버립니다. 누구 위에 누구 없다는 거죠.

물론 법사위가 제대로 운영된다 하더라도, 해외 연수니 지역구 행사니 하며 국회가 텅텅 비어있는 상태에선, 법안이 통과될 리 없겠지요.

국회의원은 법을 만드는 게 일입니다.
국민을 위해서요.
도대체 언제까지 자기들 급할 때만 민생, 민생 외칠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래놓고 법안이 통과 안 돼 만약에라도 무슨 사고가 생기면, 또 현장에 달려가서 남 탓을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