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회의] 예결위 파행…정국 변수로 떠오른 '강기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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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 어제저녁 성남 서울 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지난달 31일까지 모친상을 치르고 마음을 추스릴 틈도 없이 3일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으로 출국했었죠. 피로가 쌓였을 법도 한데 오늘 청와대로 출근했습니다. 그동안 밀린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국내외 현안을 점검했다고 합니다. "태국 순방 일정이 빡빡했지만 최근 여러 현안 고려했을 때 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렇게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연차를 쓰지도 못하게 만든 국내외 현안들, 뭐가 있을까요. 우선 지난 1일 있었던 강기정 정무수석의 이른바 '고성' 사태입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1일) : 지금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돼서 오늘은 (발사 간격이) 3분 간격으로 줄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우기시지 말고요. 우기시지 말고, 제발…]
[아니 표현을 그렇게…왜…]
[강기정/청와대 정무수석 : 아니 답변을 요구해놓고 우기다니가 뭐예요.]
[나경원/자유한국당 의원 : 강기정 수석!]
[강기정/청와대 정무수석 : 우기다니가 뭐예요! 우기다가!]
[나경원/자유한국당 의원 : 어디다 대고 소리를 질러!]
[강기정/청와대 정무수석 : 우기다가 뭐예요! 우기다가 뭐냐고!]
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벌어진 일이죠. 그 후폭풍으로 한창 일할 때인 국회가 줄줄이 멈춰서고 있습니다. 한국당 등 야당이 청와대의 사과와 강 수석 사퇴, 이 두 가지를 요구하면서 "들어주지 않으면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 이렇게 나온 겁니다. 먼저 패스트트랙에 태운 검찰개혁 법안 실무협상, 원래 어제 열기로 했는데 한국당이 보이콧했고요. 같은 날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모여서 경제·민생 법안 처리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는데 이것도 취소됐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식 입장 없이 지켜보던 청와대도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강기정 수석이 오늘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에 출석한 겁니다.
[강기정/청와대 정무수석 : 제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제가 잘못한 것은 백 번, 또 필요하면 사과를 해야 되고 또 이 자리에서도 그래, 제가 회의에 불쑥 끼어들어서 그날 정의용 실장과 나경원 의원의, 원내대표와의 그 발언 속에서 된 얘기에 불쑥 제가 끼어든 건 백 번 제가 잘못된 겁니다.]
하지만 한국당, 강 수석의 출석 소식에 예결위를 보이콧했고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며 한국당을 비판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강기정 수석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습니다. 이미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저는 강기정 수석이 더 이상 국회에 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올 이유가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잠자고 있는 국회, 일하지 않는 국회의 모습을 우리 스스로가 과감히 벗어던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상습적인 보이콧을 할 것인지 아니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일 것인지, 정쟁 국회의 모습을 끝없이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민생 국회 본연의 모습을 우리 모두가 함께 되찾을 것인지 결단해야 할 때라고… ]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청와대는 오늘 "대표-원내대표 만남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앞서 문 대통령 모친상 때 황교안, 손학규, 심상정, 정동영 야당 4대표들이 부산까지 내려와 조문을 했죠. 여기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자리를 만들고, 이 자리에서 조국 전 장관 논란 이후로 꽉 막힌 여야 관계를 좀 풀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관측도 있습니다.
문 대통령을 쉬지 못하게 만든 현안, 두 번째로는 '남북관계 경색'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저녁 문 대통령에게 친필 조의문을 보내왔습니다.
[고민정/청와대 대변인 (지난달 31일) :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조의문은 어제 오후 판문점을 통해 전달받았으며 밤늦은 시각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서 대통령께 직접 전달됐습니다.]
얼어붙은 남북 관계 때문에 사실 북한이 이렇게 애도를 표할 거라는 기대는 거의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살짝 희망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북한은 동해를 향해서 발사체 2발을 쏴올렸습니다. 이렇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남북 관계에서 문 대통령이 당장 선택할 카드는 '조의문에 대한 답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에게 고맙다고 말도 하고 경색된 남북 관계에 대해 언급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문 대통령의 마지막 중대 현안, 바로 이틀 앞으로 다가온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입니다. 원래 지난달 31일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문 대통령 모친상으로 연기됐습니다. 그래서 8일로 다시 잡은 건데요. 우리사회의 불공정을 뿌리 뽑을 개선책을 마련하자, 이런 취지의 자리로 문 대통령 4차례나 직접 주재했는데 최근에도 그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 (지난달 22일) : 국민의 요구를 깊이 받들어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 정책협의회'를 중심으로 공정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새로운 각오로 임할 것입니다.]
8일 회의 역시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검찰 전관 예우와 채용 비리 방지 대책과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날, 참석 대상자에는 윤석열 검찰총장도 있습니다. 윤 총장이 참석하면 문 대통령과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성상에서 만나는 건데요. 벌써부터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나 대화는 어떨지, 또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바로 앞에 두고 '검찰 개혁'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유 반장이 정리한 문 대통령을 쉴 수 없게 만드는 3대 현안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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