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객의 폭언에도…계산대 직원 질책한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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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계산대 직원의 얼굴을 심하게 때린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폭행도 문제였지만 마트 측이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고만 하고, 자기 직원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아서 논란이 더 커졌었죠. 지난주 부산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남성 고객이 여성 계산대 직원에게 욕설을 퍼부은 건데요. 마트의 대응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선화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이마트 계산대 직원 박모 씨는 지난 수요일 한 50대 남성 고객에게 심한 욕설을 들었습니다.
남성이 갑자기 증정품을 왜 계산하냐며 화를 내기 시작한 겁니다.
[고객 : (고객을) 의심을 해가지고. 확 씨X. 눈알을 뽑아버려야지.]
마트 관리자가 계산대에 와 상황을 설명했지만, 흥분한 남성은 더욱 심한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고객 : 뭘 쳐다봐 가시나야. 니 남편이 XX. 수모 당했다고 생각해봐라. 사람을 봐가면서 해야지 이 X같은 X이 말이야.]
10여 분간 욕설이 이어지자 보다 못한 다른 고객이 말리고 나섰습니다.
사건 이후 박 씨는 사측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질책을 들어야 했습니다.
[선임 관리자 : 이런 경우 처음이죠? 겪어보면 어쩔 수 없어요. 당신(고객)이 어쩌고저쩌고 그렇게 (하면) 안 돼요. 빨리 달래서 보내야지. 굽신거리든 뭘 하든 (보내야죠.)]
이마트 측은 욕설을 한 고객에 대한 충분한 조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마트 관계자 : 최대한 빨리 조치했고, 폭행 발생, 신체의 접촉이 발생하면 바로 경찰을 부르는데 당시 고객에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서 (경찰에 신고는 안 했어요.)]
하지만 박 씨는 고객이 말리지 않았으면 욕설은 끝나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박모 씨 : 너무 모욕감이 들었어요. 욕을 듣고 있는 제가 너무 비참하다는 생각밖에. 고객도 고객이지만 회사에서 아무런 보호를 안 해줬다는 게 더 가슴 아파요.]
그날 50대 고객과 비슷한 사람만 봐도 불안해진다는 박 씨, 오늘(2일) 병원에서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