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추적] 탁현민, 13개월 만에 청와대 떠나…공개 사직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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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추적] 탁현민, 13개월 만에 청와대 떠나…공개 사직 표명
【 앵커멘트 】
방금 전 탁현민 선임 행정관이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혔단 보도를 보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감기몸살로 이번 주 일정을 취소나 연기한 상황에서 바로 이 탁현민 행정관의 사직 논란이 불거졌죠.
자세한 얘기는 청와대 출입하는 송주영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송 기자! 최근에는 탁 행정관에 대한 사직 압박이 있지 않은 걸로 기억하는데요. 왜 갑자기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힌거죠?
【 기자 】
우선 본인은 약 3개월 전부터 사직의사를 밝혔다는 입장입니다.
평양 공연 이후 처음 사직 의사를 밝혔다고 했는데,
평양공연이 지난 4월 1일과 3일있었으니까, 빠르면 4월 4일 입장을 밝혔을 수 있습니다.
【 질문2 】
그렇다고 해도 문 대통령이 사표 처리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히는 건 좀 의아한데요?
【 기자 】
네. 이른바 '셀프 사표 수리' 느낌인데요.
아무래도 청와대 내부에서 사직을 만류하고,
그 이유가 탁 행정관은 '인간적 정리'라고 표현했는데요.
즉 청와대가 자신에 대한 인간적 정리를 쉽게 결정해주지 못해서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힌 겁니다.
대선 때 함께 고생한 동지에 대한 '정'이 작용한다고 보고,
스스로 돌아갈 수 없도록 다리를 끊는 것처럼, 자신의 SNS로 공개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질문3 】
평양공연 이후 수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으면, 수용할 법도 하지 않습니까. 탁 행정관 때문에 청와대가 꽤 곤혹을 치렀잖아요?
【 기자 】
상당히 많은 곤혼을 치렀죠.
탁 행정관이 30대 초반이던 2007년 썼던 책 남자마음설명서의 내용이 여성비하 논란에 휩쎃아면서인데요.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이 '성평등' 인식에 대한 의심도 받고, 청와대 인사검증 기준도 공격 대성이었습니다.
심지어 해당 부처 장관이 국회에서 상당한 곤욕도 치렀는데요. 우선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정현백 / 여성가족부 장관
- "관계자를 만나서 구두로 저의 의견을 전달하였습니다. 전달을 했고요.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좀 무력합니다."
야당의 계속되는 공격에도 청와대는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임종석 / 청와대 비서실장
- "여가부에서 지적됐던 것은 행정관의 인사에 대한 문제였기 때문에 그것은 종합적으로 대통령의 인사권이 존중되는 것이…."
【 질문4 】
그러니까 이렇게까지 붙잡는 이유가 뭘까요? '인간적 관계'로는 설명이 부족하지 않나요?
【 기자4 】
크게 두 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실력, 탁월한 공연연출가란 평가입니다.
기억하십니까.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 이른바 '각본 없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는데,
당시 신선하다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국빈만찬에서 독도 새우가 메뉴로 나와는데,
이때도 음식에 정치적 메시지를 잘 녹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세기적 관심을 끌었던 '도보다리' 회담까지.
모두 탁현민 행정관 아이디어거나 탁 행정관이 속한 의전비서관실 작품입니다.
【 질문5 】
이른바 '행사의 달인'이란 얘기인데, 대한민국에 이런 전문가는 많지 않을까요?
【 기자5 】
많습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을 잘 읽어내서 반영하는 행사 달인'이 없다는 게 청와대 생각입니다.
저 뒤에 사진 한 장을 보시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히말라야 등반을 할 때입니다.
문 대통령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비서관하고 탁 행정관 모습이 보이는데요.
27일간의 여정을 동행했다는 건, 굳이 설명할 필요 없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봅니다.
【 기자6 】
이런 관계의 탁 행정관의 사표를 문 대통령이 수리할까요?
【 기자6 】
본인이 공개적으로 사의를 밝힐 만큼 의지가 강하니, 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탁 행정관이 여성비하 논란으로 공격받을 때 문 대통령은 나름의 방식으로 신뢰를 보여줬는데요. 직접 보시죠.
▶ 인터뷰 : 문재인 / 대통령
- "(국정과제발표) 내용도 잘 준비가 됐지만, 전달도 아주 산뜻한 방식으로 (행사 기획이 굉장히 잘 됐다고 합니다.)"
애초 공개 발언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마이크를 잡은 문 대통령이 탁 행정관 기획을 칭찬하는 대목입니다.
13개월동안 논란이 있을 때마다 방패막이가 돼 줬으면, 충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7 】
탁 행정관은 청와대를 떠나면 다시 공연 연출가로 돌아가는 건가요?
【 기자 】
본인이 밝힌대라면 당분간은 허리 디스크와 갑상선 치료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고요.
한창 논란이 될 때 탁 행정관이 자신의 SNS를 통해 했던 말이 있습니다.
"나의 명예, 나의 진실, 나의 주장은 여기서 나갈 때 시작할 생각입니다."
일부 억울한 부분도 있다는 건데요.
논란이 한창일 때 탁 행정관과 개인적으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딸이 있고, 아빠로서 왜곡된 내용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고 사과하겠지만, 아닌 부분은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의미였습니다.
【 클로징 】
네. 탁현민 행정관은 13개월간의 청와대 생활을 마감할 것으로 보이네요.
다음 주 월요일 수석보좌관회의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문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됩니다.
영상편집 : 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