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냐, 100%냐"…긴급재난지원금 놓고 '갈팡질팡' / JTBC 정치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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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작품을 쏟아냈던 아일랜드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입니다. 영어를, 보시면 알겠지만 다소 오역한 부분이 있지만 우리에겐 같은 제목의 소설로도 알려지면서 이랬다가 저랬다가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걸 이 '갈팡질팡'이라는 한 단어가 다 말해주죠.
지금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보이는 국회의 모습이 그야말로 갈팡질팡인데요. 긴급재난지원금입니다. 긴급하다는 건 말 그대로 '긴' 매우 중요하다, '급' 지체할 겨를 없이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도 이렇게 당부를 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어제) : 긴급재난지원금은 국가적 재난상황에 대응하여 시급히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즉각적인 집행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민들께서 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조속히 처리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민들은 하루하루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루 매출이 0원인 상가가 속출하고 있고 이렇게 장사가 안 되니까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늘어나겠죠. 수입이 줄어드니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평균 -3%로 전망하면서 세계 170개 나라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주요 선진국들, 대규모 재정 지출 계획을 내놨습니다.
미국을 한 번 보면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지난달 초 우리 돈으로 약 10조 원의 긴급예산법에 서명을 했습니다. 당초 행정부는 3조 원을 요청했는데요. 의회가 세 배 이상 증액한 겁니다. 이후 3차 경기 부양책에 이어서 4차도 추진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정부가 과할 정도로 예산을 요청하니까 국회가 "그거 가지고 되겠어?"라면서 더 적극적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민들에게 줄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서도 갈팡질팡 중입니다. 정부가 소득 하위 70%에게만 지급하자고 '갈팡'하니까 민주당은 총선 때도 약속을 했다, 100% 줘야 한다고 '질팡'을 했죠. 여기에다가 미래통합당, 총선 땐 다 주자고 해놓고 이제는 다 못 준다며 '갈팡질팡'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통합당은 말을 바꾼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김재원/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 (출처 :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코로나19 사태로 굉장히 많은 예산이 집행이 안 되고 있거든요. (이런 항목을 조정해서) 100조원의 예산이 마련되면 그중에서 국민 1인당 50만원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거였는데… (정부가) 7조6000억원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예산을 합쳐서 소득 하위 70%의 가구에 필요한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것에 대해서 저희들도 충분히 수긍하고 있습니다.]
흔히 정부·여당 그리고 그에 맞서는 야당이라고 하죠. 그러나 이번 재난지원금을 두고서는 정부·야당에 여당이 맞서는 모양새가 된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민주당은 정부와 야당을 설득, 또 압박하고 있는데요. 통합당을 향해선 원내지도부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야당이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 모두에게 지급하겠다'는 총선 약속을 지켜주길 바랍니다.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의 말씀이 아직도 우리 국민들의 귀에는 생생하게 남아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드립니다.]
그리고 정부를 향해서는 원외가 나서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국채를 발행하면 나라 빚이 늘어나 재정 건정성이 나빠져서 미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70%에서 100%로 늘리더라도 국채는 3조 원만 발행하면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살림에 비춰보면 그리 큰 액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반대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며 이렇게 주장합니다.
[이근형/전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단지 3조 정도 차액에 해당되는 돈 문제가 아닐 겁니다. 철학의 문제인데 기재부가 그거를 고집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재부가 정치를 하는 거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기재부가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보고요. 어디까지나 이런 문제는 국회에서 정해야 될 문제고 기재부가 너무 그렇게 주장을 앞세워선 곤란한 문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당과 정부가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을 빚는 상황이 계속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 나오고 있는데요. 이석현 의원 "재정 악화를 무릅쓰고 빚을 내서 100% 지원해야 하나?", "상위 30%에도 줬다가 연말정산 때 도로 빼앗으면 더 섭섭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70%를 지원하자는 정부 입장을 여당이 이해 안 해주면 누가 하겠냐, 민주당이 100%를 고집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상민 의원 또한 늦어도 5월 중엔 지급이 되어야 한다, 여야 합의가 안 된다면 정부안대로, 그러니까 하위 70%에게 지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 내놨습니다.
반대로 통합당 내에서도 70%가 아니라 전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에 이어 현재 당내 2인자인 조경태 최고위원입니다. 100% 지급하자는 여당의 입장에 야당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추경안을 심사하는 예결위원장인 김재원 의원, 조경태 최고위원과는 상의한 바 없다, 예산 심사는 내 담당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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